음… 뭐라고 운을 떼야 할까요 어… 제가 또 글을 썼네요. 신기해라… 글을 그렇게 잘 쓰는 편도 아닌데 글을 고수하는 이유가 뭐냐면, 예전에도 자주 말하긴 했지만 제가 그림을 정말 못 그리기 때문입니다. 만화는 오죽하겠습니까? 더군다나 제 이번 참가작은… …더보기
원래는 두 작품을 내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정신차려 보니 작품 하나는 던지고 하나는 발로 쓰고는 ‘이정도면 읽을만하지 않냐 루삥뽕’ 하고 있더라고요. 작년에는 세 작품을 제출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떻게 했던 걸까요? 제가 수능 끝난 고삼이라서 그랬던 걸까요? 수능 끝난 고삼은 무서운 존재로군요… 새삼 느꼈습니다.
여하튼, 이번 온리전은 저에게 있어서 큰 도전이었습니다. 제가 무려 ‘전투씬’이랑 ‘씨피 글연성’을 도전했었다구요. ’씨피 글연성’은 어디 갔냐면… 드랍했습니다. 쓰다 보니 한계가 보이더라고요… 사랑을 하는 사람의 감정선이라는 건 어떻게 써야 하는 걸까요? 말하고 나니 되게 양철 나무꾼 로봇 같네요……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내용을 말씀드리자면, 모모카랑 유리가 서로 짝사랑하는데 ‘쟤는 나 안 좋아할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서로 삽질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도저히 결말도 생각이 안 나고 묘사도 어려워서 드랍했습니다. 언젠가 제가 사랑을 알게 되면 (…)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투씬 도전도 솔직히 성공이라고는 못 하겠네요. 실제 전투하는 현장을 머릿속으로 생각해 보고, 그를 활자로 옮기는 작업을 했습니다만 ‘전투를 상상’하는 부분부터 막혀버려서, 전투씬이 단조로워진 것 같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하고 있어요. 육백번쯤 말한 내용이지만, 저는 이전에 하트캐치 소설판의 전투씬을 읽으며 ‘단조롭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단조로운 걸 이제는 제가 쓰고 있더라고요 ?! 그때 느꼈죠. 아, 작가는 최선을 다했구나………
이 작품은 원래 닼프문라 only로 기획되었으나, 쓰다 보니 보시다시피 이렇게 되었습니다.
구상 과정이라고 한다면 소재 고갈로 허덕이던 제가 트친과 대화하던 중 영감을 얻고(어떤 대화였는지는 제대로 기억나지 않지만, 본문을 그 분이 읽어 본다면 ‘이 장면 뭔가 내가 얘기했던 것 같은…’ 이라는 감상을 받으실 것 같아요) 거기에 살을 붙인 것에 불과합니다. 얼추… 환상에 빠진 유리? 라는 주제였던 것 같은데, 유리가 그런 상황에 처하려면… 악당이 간섭해야 하지 않을까? 악당이 유리에게만 간섭했을까? 이런 의식의 흐름을 거쳐 다른 프리큐어 친구들 분량도 늘어나고, 오리지널 캐릭터도 만들어 버렸네요.
작품의 컨셉은 ‘완결 후 n년 후 외전-그런데 이제 유리를 주인공으로 한’ 입니다 (옆동네 니치아사의 브이시네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써놓고 나니 그뭔씹 설명인데다 별로 닮지도 않았을지도.). 프리큐어는 이런 느낌의 외전이 많이 없다는 점이 아쉬워요. 시점은 ‘완결 후 후타바가 프리큐어가 되기 이전’으로, 최소 완결 후 4년 이상이 지났음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언제! 라는 느낌은 없어요.
제목은 거창해 보이지만 정~ 말 별 거 아니고요, 제출하기 5분 전에 생각했습니다. 후회/환상/전진 이라는 뜻이에요. 작품에서 중요했던 부분을 좀 멋있어 보이게 (…) 적은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유리’라는 캐릭터는 최종전이 끝난 이후에는 과거에 대한 미련과 증오와 기타 등등을 떨쳐내고, 올곧게 앞만을 바라보는 캐릭터인데… 제가 좋아하는 건 닼프문라고… …… 어쩔 수 없이 유리의 캐릭터성을 뒤틀게 되는 것 같아요. 어쩌면 한번쯤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을까? 라는 가정을 끊임없이 붙이는 거죠. 저는 이런 방법으로 작년에는 유리를 매드 사이언티스트(w)로 만들었고, 올해는 환상과 현실도 분간 못 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네요. 어쩜 좋아…… 유리의 캐릭터 붕괴는 닼프문라 관련 글을 쓰면서 가장 고민하는 요소인 것 같아요. 제가 보고 싶은 시추에이션과 유리의 캐릭터성은 어느 정도는 상충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충되지 않게 하는 게 프로겠죠? 정진하겠습니다…
닼프에 대해… 서 얘기하기 전 오리지널 캐릭터에 대해 조금 얘기해볼게요. ‘바르한’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초승달 모양의 사구’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세계지리라던가… 를 하셨다면 보셨을 단어일 수도 있겠네요. 작명 이유는 거창한 게 아니라, 사막 지형 중 대충 간지나 보이는 걸 붙였습니다. ‘듄’ 또한 ‘사구’라는 뜻이니까요. 맞추고 싶었던 거죠. 성격도 뭐랄까, 그냥 제 취향대로 빌딩했습니다만 듄 씨랑 조금 겹치는 부분이 있을지도요. 반성하고 있습니다… 크게 매력을 부여해주지 못해서 아쉽다는 느낌이에요. 제가 생각한 캐릭터 외관이 있긴 한데, 그려서 첨부하기 귀찮네요 (…) 외형을 엄격하게 정해 두지는 않았습니다. 공들여 만든 캐릭터도 아니고…(하지만 공들여 만들었다면 더욱 작품 깊이가 깊어졌겠죠? 반성합니다. 반성…)
이 작품의 닼프는 엄밀히 말하면 ‘진짜 다크 프리큐어’는 아닙니다. 간부가 만든 환상의 등장인물일 뿐이니까요. 환상 속 여동생으로 있다가, 유리를 쓰러뜨려 절망에 빠뜨리는 역할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진짜 닼프로 바꿔치기 당했다고 생각해요. 정확한 시점은 정해두지 않았지만, 적어도 마지막엔 그랬을 것입니다. 이유 같은 건 딱히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아동타겟작품이 보통 그렇듯…). 이유가 있다면, 계속 가짜만 등장시키는 건 섭섭하기도 했고 그런 걸 닼프문라라고 할 수 있나 싶기도 했고… 그리고 닼프가 유리를 정신 차리게 하는 전개도 보고 싶다! 라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룽하지 않나요?
이 작품을 쓰면서 가장 즐거웠던 장면은 의외로 프리큐어 3인방의 만담이었습니다. 셋에 대한 캐릭터 빌딩이 제대로 되어 있진 않지만, 그래도 제 머릿속에 남아 있는 셋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썼어요. 사실은 쓰는 도중 하트캐치를 한번 더 볼까 싶었는데… ……. 생각보다 시간이 없더라고요 이거. 캐붕이 보여도 겸허… 음… 여하튼 받아들여 주십시요. 감사합니다. 츠보미에리카이츠키 최고!!
설정 끼워맞추는 것도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특히 프리큐어가 변신하는 장면이나, 카오루코와 콥페의 존재 등이 걸렸습니다. 뭐… 카오루코 씨는… 이제 나이도 제법 드셨는데… 싸우기 힘들지 않을까요? 음…… 더 노력하겠습니다!!
그래도 아동타겟 작품의 후속을 자처하면서 만들었는데, 교훈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급조한 교훈이 이겁니다. ‘후회를 밑거름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저한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어요. 저는 언제나 뒤를 보면서 자책하니까… 후회하고 자책하는 게 언제나 나쁜 건 아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는다면 그걸로 된 게 아닐까… 라는 생각. ‘나는 왜 항상 후회만 하지’라며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건 그만두자~ 라는 느낌이에요. 와닿았을까요? 와닿았다면 좋겠습니다.
쓰다 보니 말이 엄청 길어졌네요… 분명 저번 온리전 후기는 요만큼이었던 기억이 나는데 호호